[르포]“토사 속에 사람 다리 보이는데 빼내질 못해”···아파트가 산사태에 관통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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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자 : 행복이이 연락처 연락처 : E-mail E-mail : djnfgsdj344hg@naver.com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8-18 21:30본문
“집으로 밀려든 토사 더미 속에 사람 다리가 보이는데, 주민들이 아무리 빼내려 해도 빠지지 않더라고. 결국 119가 왔는데 심정지 판단을 내리더라고.”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1명이 죽고 2명이 병원으로 옮겨진 A아파트 주민자치회장 박종기씨(70대)가 말했다. 박씨는 이번 산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104동 2층에 거주 중이다. 그는 처음에는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밖에서 소리가 나길래 안방 문을 열어보니까 이미 토사가 집으로 밀려와서 문이 잘 열리지 않더라고. 간신히 현관문을 열고 재활용 처리장에 몸을 피했지. 태풍 ‘매미’(2003년) 때도 별문제 없었던 곳인데, 누가 이런 일이 생길지 상상이나 했겠냐고.”
A아파트는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한 모습이었다. 옥포동 고지대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입구부터 빗물을 따라 누런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파트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옆 산에서 내려온 나무와 토사가 104동 1·2층 입구를 완전히 덮은 상태였다. 굴착기 한 대가 산사태로 밀려온 수목과 토사를 연신 퍼내고 있었다.
반대쪽 입구로 돌아가니 산에서 밀려온 토사가 1·2층을 가득 메우고 밖으로 쏟아져 있었다. 박씨는 이 모습을 보고 “산에서 밀려온 토사에 아파트가 관통 당했다”고 표현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사고 당시 104동과 산 사이에 주차된 차가 무더기로 쓸려 내려오기도 했다”며 “다행히 산사태 발생지와 거리가 있는 103동 1·2 라인에 살고 있어 현관을 통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인근 성지중학교 1층 급식소에 대피소를 마련했다. 거제시와 경남소방본부 등은 추가 산사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84세대(246명)가 대피소에 등록했다.
대피소에는 A아파트 주민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일부 주민은 바닥에 자리를 깔고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갓난아기를 안고 서성이는 주민도 있었으며, 직장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려는 듯한 남성도 있었다.
몇몇 주민은 반려견을 쓰다듬으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 듯했다. 대피소 입구에는 거제시·거제시자원봉사지원센터 등에서 마련한 사랑의밥차가 주차돼 있었다.
거제시 관계자는 “친척 집이나 지인 집으로 대피한 주민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은 주민들이 밤을 지내기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근 다른 학교 체육관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SNS상에서도 거제에 쏟아진 물폭탄과 관련한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전남광주 시민은 휴가차 거제를 방문했다가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 시민은 산사태에 물난리까지 겹치면서 자다 나와서 차를 뺐다. 지금 연하해안로인데 집에 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재난문자는 계속 날라오고, 도로 위에 나무가 쓰러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거제에 10년 넘게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지금 거제는 침수에 단수·정전까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모두 안전에 유의하길 바랍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주민들은 도로 복구 등도 걱정하고 있다. 고현동 주민 50대 박모씨는 “곳곳에 토사가 내려와 도로가 막혀 엉망”이라며 “중장비 출입이 원활하지 않아 복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거제와 통영에서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신고는 총 1947건이다. 소방당국은 20건 인명구조 활동을 벌여 모두 136명을 구조했다.
거제에서는 1634건 신고가 접수됐으며 9건 구조활동을 통해 126명을 구조했다. 통영에서는 신고 313건이 접수됐고 11건 구조활동으로 10명을 구조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현재까지 전국에서 확인된 인명피해는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연프’라고 불리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시작은 엇비슷하다. 남녀 성비를 맞춘 8~10명의 청춘이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간 함께 생활할 집에 모인다. 거실에 어색하게 둘러앉은 이들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한다. ‘어떤 사람들이 모였는지’ 보여주는 이 시간은 연애 프로그램마다의 차별점을 보여주는 장치가 되곤 한다.
지난 3일 SBS에서 첫 방송된 <내 남은 연애>의 자기소개 시간 역시 달랐다. 20~30대 남녀 여덟은 연월이 적힌 종이봉투를 받는다. 이름이 적히지 않았는데도 다들 쉽게 제 것을 찾아낸다. ‘2022년 11월’ 봉투를 집어 든 여자 출연자 로빈이 그 안에 든 글을 낭독한다. 다름 아닌, 투병 일지다.
“병원에서 항암치료와 골수 이식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무서웠고, 마음이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가끔씩 훅 올라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나에게 시간은 지금 이 순간 거북이보다, 나무늘보보다 더 느리다.”
로빈을 비롯한 <내 남은 연애>의 출연자들은 젊은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생사를 오가는 투병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병은 나이를 불문하고 불쑥 찾아온다. 그 사실을 다들 머리로는 알지만, 젊음과 죽음은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생각되곤 한다. 중장년층의 투병기보다 젊은 층의 투병기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다. <내 남은 연애>는 사각지대에 있는 젊은 투병 경험자들을 주인공으로 호명한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연애 프로그램이라는 외피는 무거운 소재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춘다. 출연자들은 중병 선고를 받았을 때의 막막함과 두려움, 치료 중에 느낀 자기혐오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MZ세대 점술가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프’ <신들린 연애>를 만든 이은솔 PD와 김효진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 PD는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누구보다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해야 할 나이에 시간의 유한함을 먼저 깨닫게 된 청춘들은 어떤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사랑하게 될까’라는 질문에서 기획을 시작했다”고 했다.
연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투병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로가 좋은 연애 상대가 될 수 있을지 탐색하는 청춘들의 대화에서는 ‘앞으로 삶을 어떻게 잘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묻어난다.
병으로 얻은 후유증이 있는 출연자도, 아직 치료가 진행 중인 출연자도 있다. “기왕이면 건강한 사람을 선호하는” 사회에서 이들은 “불분명한 미래가 무섭다”고 말한다. 그 대화들을 듣고 있다보면 우리 사회가 젊은 중병 경험자들의 ‘치료 이후의 삶’에 너무 무심하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
1화가 일종의 자조모임 같아 보였다면, 2화부터는 본격 연애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서로를 진중하게 알아가려고 하고, 엇갈리는 호감 표시에 갈등하는 모습은 여타 연애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 김 PD는 “출연자들이 사랑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내보이고 남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에서 해방감을 함께 느끼면 좋겠다”고 전했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1명이 죽고 2명이 병원으로 옮겨진 A아파트 주민자치회장 박종기씨(70대)가 말했다. 박씨는 이번 산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104동 2층에 거주 중이다. 그는 처음에는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밖에서 소리가 나길래 안방 문을 열어보니까 이미 토사가 집으로 밀려와서 문이 잘 열리지 않더라고. 간신히 현관문을 열고 재활용 처리장에 몸을 피했지. 태풍 ‘매미’(2003년) 때도 별문제 없었던 곳인데, 누가 이런 일이 생길지 상상이나 했겠냐고.”
A아파트는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한 모습이었다. 옥포동 고지대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입구부터 빗물을 따라 누런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파트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옆 산에서 내려온 나무와 토사가 104동 1·2층 입구를 완전히 덮은 상태였다. 굴착기 한 대가 산사태로 밀려온 수목과 토사를 연신 퍼내고 있었다.
반대쪽 입구로 돌아가니 산에서 밀려온 토사가 1·2층을 가득 메우고 밖으로 쏟아져 있었다. 박씨는 이 모습을 보고 “산에서 밀려온 토사에 아파트가 관통 당했다”고 표현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사고 당시 104동과 산 사이에 주차된 차가 무더기로 쓸려 내려오기도 했다”며 “다행히 산사태 발생지와 거리가 있는 103동 1·2 라인에 살고 있어 현관을 통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인근 성지중학교 1층 급식소에 대피소를 마련했다. 거제시와 경남소방본부 등은 추가 산사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84세대(246명)가 대피소에 등록했다.
대피소에는 A아파트 주민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일부 주민은 바닥에 자리를 깔고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갓난아기를 안고 서성이는 주민도 있었으며, 직장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려는 듯한 남성도 있었다.
몇몇 주민은 반려견을 쓰다듬으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 듯했다. 대피소 입구에는 거제시·거제시자원봉사지원센터 등에서 마련한 사랑의밥차가 주차돼 있었다.
거제시 관계자는 “친척 집이나 지인 집으로 대피한 주민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은 주민들이 밤을 지내기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근 다른 학교 체육관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SNS상에서도 거제에 쏟아진 물폭탄과 관련한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전남광주 시민은 휴가차 거제를 방문했다가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 시민은 산사태에 물난리까지 겹치면서 자다 나와서 차를 뺐다. 지금 연하해안로인데 집에 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재난문자는 계속 날라오고, 도로 위에 나무가 쓰러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거제에 10년 넘게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지금 거제는 침수에 단수·정전까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모두 안전에 유의하길 바랍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주민들은 도로 복구 등도 걱정하고 있다. 고현동 주민 50대 박모씨는 “곳곳에 토사가 내려와 도로가 막혀 엉망”이라며 “중장비 출입이 원활하지 않아 복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거제와 통영에서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신고는 총 1947건이다. 소방당국은 20건 인명구조 활동을 벌여 모두 136명을 구조했다.
거제에서는 1634건 신고가 접수됐으며 9건 구조활동을 통해 126명을 구조했다. 통영에서는 신고 313건이 접수됐고 11건 구조활동으로 10명을 구조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현재까지 전국에서 확인된 인명피해는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연프’라고 불리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시작은 엇비슷하다. 남녀 성비를 맞춘 8~10명의 청춘이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간 함께 생활할 집에 모인다. 거실에 어색하게 둘러앉은 이들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한다. ‘어떤 사람들이 모였는지’ 보여주는 이 시간은 연애 프로그램마다의 차별점을 보여주는 장치가 되곤 한다.
지난 3일 SBS에서 첫 방송된 <내 남은 연애>의 자기소개 시간 역시 달랐다. 20~30대 남녀 여덟은 연월이 적힌 종이봉투를 받는다. 이름이 적히지 않았는데도 다들 쉽게 제 것을 찾아낸다. ‘2022년 11월’ 봉투를 집어 든 여자 출연자 로빈이 그 안에 든 글을 낭독한다. 다름 아닌, 투병 일지다.
“병원에서 항암치료와 골수 이식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무서웠고, 마음이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가끔씩 훅 올라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나에게 시간은 지금 이 순간 거북이보다, 나무늘보보다 더 느리다.”
로빈을 비롯한 <내 남은 연애>의 출연자들은 젊은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생사를 오가는 투병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병은 나이를 불문하고 불쑥 찾아온다. 그 사실을 다들 머리로는 알지만, 젊음과 죽음은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생각되곤 한다. 중장년층의 투병기보다 젊은 층의 투병기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다. <내 남은 연애>는 사각지대에 있는 젊은 투병 경험자들을 주인공으로 호명한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연애 프로그램이라는 외피는 무거운 소재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춘다. 출연자들은 중병 선고를 받았을 때의 막막함과 두려움, 치료 중에 느낀 자기혐오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MZ세대 점술가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프’ <신들린 연애>를 만든 이은솔 PD와 김효진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 PD는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누구보다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해야 할 나이에 시간의 유한함을 먼저 깨닫게 된 청춘들은 어떤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사랑하게 될까’라는 질문에서 기획을 시작했다”고 했다.
연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투병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로가 좋은 연애 상대가 될 수 있을지 탐색하는 청춘들의 대화에서는 ‘앞으로 삶을 어떻게 잘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묻어난다.
병으로 얻은 후유증이 있는 출연자도, 아직 치료가 진행 중인 출연자도 있다. “기왕이면 건강한 사람을 선호하는” 사회에서 이들은 “불분명한 미래가 무섭다”고 말한다. 그 대화들을 듣고 있다보면 우리 사회가 젊은 중병 경험자들의 ‘치료 이후의 삶’에 너무 무심하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
1화가 일종의 자조모임 같아 보였다면, 2화부터는 본격 연애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서로를 진중하게 알아가려고 하고, 엇갈리는 호감 표시에 갈등하는 모습은 여타 연애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 김 PD는 “출연자들이 사랑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내보이고 남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에서 해방감을 함께 느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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