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폰테크 [오마주] 날아 가는 순간 떠올렸다, 가장 안전한 새장이 되어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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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자 : 행복이이 연락처 연락처 : E-mail E-mail : djnfgsdj344hg@naver.com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6-25 09:53본문
스스로 ‘레이디 버드’라는 예명을 붙이고, 어머니와 말싸움을 하다 달리는 차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막무가내 10대 소녀. 영화 <레이디 버드>의 주인공 크리스틴(시얼샤 로넌)입니다. 크리스틴, 아니 레이디 버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재미가 없거든요.
“캘리포니아의 쾌락주의를 논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지내봐야 한다.” 영화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출신 소설가 존 디디온이 남긴 말로 시작됩니다. 새크라멘토는 쾌락과는 거리가 먼 심심한 동네라는 뜻이겠죠. 이곳이 바로 레이디 버드가 살고 있는 동네입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레이디 버드는 새크라멘토를 떠나 미국 동부의 도시, 특히 뉴욕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어머니는 그에게 “주제를 알라”며 “주립대 등록금을 대기도 벅차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지지해주지 않는 어머니가 마냥 밉습니다. 정신병원에서 야근을 밥 먹듯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의 고단함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넌 네가 주인공이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는 관심종자야.” 잠시 사이가 틀어진 레이디 버드의 친구는 그에게 이같이 말합니다. 맞아요. 레이디 버드는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주인공인 ‘나’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너’를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가장 가깝게 지낸 친구마저 속상하게 하면서요. 같이 사는 가족에게도 상처를 줍니다. 일자리를 잃고 몇 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도, 버클리 대학 졸업 후 마트 점원으로 일하며 구직 활동 중인 오빠도 레이디 버드에겐 그저 ‘조연’일 뿐입니다.
레이디 버드는 조롱받거나 평가절하를 당하면서도 뉴욕 소재 대학에 가겠다는 꿈을 접지 않습니다. 뉴욕행뿐인가요. 사랑도 포기하지 않아요. 함께 보낸 달콤한 시간이 쓰디쓴 상처로 돌아와도, 그는 다시 씩씩하게 새로운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봅니다.
어느 날 레이디 버드는 어머니와 옷 쇼핑을 가는데요. “예쁘다”고 해주지 않고 “너무 핑크 아니냐”며 건조한 반응을 보이는 어머니에게 서운함을 느낍니다. 그가 “난 그냥 엄마가 날 좋아해주면 좋겠어”라고 하자, 어머니는 “널 사랑하는 거 알잖아”라고 답합니다. 표현이 서툰 어머니가 마냥 미운 10대 사춘기 소녀의 마음도, 사랑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로 딸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도 모두 알 것 같다면 어른이 된 걸까요.
레이디 버드는 마침내 뉴욕으로 향합니다. 어머니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어머니가 직접 보낸 건 아니고요, 아버지가 몰래 전달을 한 겁니다. 어머니는 철자나 문법이 틀려서 딸이 자신을 흉볼까봐 편지를 못 보내겠다고 했대요. 편지에는 어떤 말이 담겨 있을까요? 눈물이 날 수 있으니, 손수건과 함께 봐야 하는 장면입니다.
레이디 버드는 가족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깁니다. “나예요, 크리스틴”이라고 말해요. 예명이 아니라 본명 크리스틴으로 스스로를 칭하게 된 것이죠. 레이디 버드, 아니 크리스틴은 “두 분이 참 좋은 이름을 지어준 거 같아요”라고 합니다.
스스로 레이디 버드라 이름 붙인 크리스틴은 어떻게 다시 ‘크리스틴’으로 돌아왔을까요. 그 여정이 궁금하다면, 왓챠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습니다. <프란시스 하>, <작은 아씨들>, <바비> 등의 영화로 알려진 그레타 거윅이 처음으로 단독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러닝타임 94분.
“원전에 핵폭탄이 떨어져도 안전하다.”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의 발언은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위험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논란이 한창이던 2023년, 원자력공학 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는 마실 수 있다”고 주장해 공분을 샀다. 이처럼 원전에 대한 과잉 홍보는 국민의 상식과 과학적 판단을 왜곡하고 정책 결정의 합리적 기반을 무너뜨린다.
한국에서 원자력은 오랫동안 ‘안전하고 저렴한 청정한 에너지’라고 주장한다. 광고, 드라마, 퀴즈대회, 교과서, 심지어 어린이 알림장까지. 공공예산으로 제작된 콘텐츠들이 반복적으로 우호적 메시지를 주입하고 있다. 그러나 핵은 근본적으로 위험한 기술이다. ‘위험 기술’에 대한 정직한 인식 없이 ‘절대 안전’만을 반복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일종의 기술적 미신이다.
‘원전은 청정에너지’라는 주장 역시 문제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전국의 원전 임시저장고는 사용후핵연료가 1만8000t이 쌓여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지만 수십만년 동안 인류가 관리해야 할 안전한 영구처분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청정에너지’라는 표현은 엄연한 사실 왜곡이다.
해외는 이미 허위·과장된 친환경 광고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하고 있다. 프랑스의 탈핵시민연대 ‘핵 퇴출’은 “원전은 탄소배출이 거의 없다”는 프랑스 전력공사 광고에 대해 광고윤리심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아냈다(2015). 유럽연합(EU)의 소비자 보호 지침과 그린워싱 방지 지침안은 ‘친환경’ ‘탄소중립’ 등 막연한 표현을 사용할 경우 과학적 입증이 없으면 위법으로 간주한다. 이처럼 유럽은 이미 정책적으로 ‘환경미화 과장 광고’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공공예산으로 진행되는 친원전 홍보가 여전히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2년부터 5년간 광고비로 222억원을 집행했다. 유튜브, 방송, 영화, 드라마, 신문까지 친원전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관광·교육기관 협찬이나 예능 제작 지원까지 동원된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차원이 아니다. 공적 정보시장을 왜곡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의 대선 발언은 수년간 반복 과장된 원전 홍보가 공적 영역에서 잠재의식까지 지배하게 된 결과다.
이제는 제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국가재정법과 공공기관운영법에 공공예산이 특정 산업의 일방적 미화에 사용되지 못하도록 금지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 둘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청정하고 안전한 원전’이라는 표현을 과장 광고로 판단해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모든 원전 홍보물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발생” “사고 시 돌이킬 수 없는 피해 가능” 등 핵심 위험 요소를 알리는 경고 문구를 의무적으로 삽입해야 한다. 또한 공공예산으로 제작되는 경우 시민이 참여하는 독립 심의기구 검토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새 정부는 이제 “탈원전이냐, 친원전이냐”는 이분법을 넘어, 국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정보 접근의 평등에서 시작되며, 과학정책도 마찬가지다. 노엄 촘스키는 “안전한 원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바로 위험이다”라고 언급했다. ‘안전하다’는 확신, 그 순간부터 진짜 위험이 시작될 수 있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지난 5월 배럴당 65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 가격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78달러까지 급등했으며, 전쟁이 확산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2024년 한 해 동안 약 10억3000만배럴을 수입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10달러만 상승해도 14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가격 문제를 넘어 원유 자체의 수급 불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석유 수급 위기는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 이후 반복적으로 발생했고 각국은 비축, 증산, 수요관리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대응 수단을 구축해왔다. 우리나라도 현재 100일분 이상의 석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상시를 대비한 정부와 공공부문의 수요관리 체계도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다. 유전이 없기에, 증산은 스스로 갖추기 힘든 수단이다.
비축은 강력한 단기 대응 수단이지만 비축량을 초과하는 상황에선 한계가 있고, 수요관리는 소비를 억제하고 필수부문에만 공급을 집중해야 하므로 불가피하게 국민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수반한다. 결국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대응이 가능한 증산 능력 확보는 자원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국내 자원 탐사를 지속하는 한편 해외 자원 확보를 통해 실질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자원개발은 단순한 위기 대응 수단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자원개발에도 돈이 드니 자원을 직접 개발하든 수입하든, 결국 같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연간 150조원 규모의 석유 수입 중 50%를 우리 자본으로 개발하고, 그 개발 사업 중 우리 기업 참여율이 단 10%에 불과하다고 가정해도, 한국 기업은 7조5000억원의 매출액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에퀴노르는 1972년 설립된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스타토일에서 출발했다. 현재 에퀴노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의 90% 이상은 석유·가스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이 회사가 해상풍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해양 석유·가스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 인력, 공급망, 프로젝트 관리 역량 덕분이다. 이처럼 자원개발은 에너지 전환 전략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국내외 자원개발은 이렇게 위기가 고조될 때만 잠깐 관심을 받는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자원개발 역량은 10년 넘게 후퇴해왔다. 그러나 자원개발은 자원 안보와 미래 산업 전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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