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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상간소송변호사 “시의적절한 AI 기획 돋보이지만…신년 인터뷰 할애 안 돼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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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자 : 행복이이 연락처 연락처 : E-mail E-mail : djnfgsdj344hg@naver.com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1-1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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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상간소송변호사 지난 7일 경향신문 독자위원회가 서울 정동 경향신문 회의실에서 연 2026년 1월 정기회의에서는 인터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특히 신년인터뷰의 경우 질적으로는 뛰어났지만 횟수가 3회에 그쳐 아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의성을 고려해 K콘텐츠로 관심이 높아진 문화 분야,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AI) 등에 관련된 인터뷰가 필요했다는 조언이 있었다. 퇴직연금 등 경제 관련 기사는 온라인에서 관련 사이트를 링크해둔다면 독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란 제안도 나왔다. 이날 정기회의에는 정연우 위원장(세명대 명예교수), 최정묵(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소장), 김소리(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오용석(녹색전환연구소 기후시민팀 팀장), 정은숙(도서출판 마음산책 대표), 김예희(다인세무회계 회계사) 위원이 참석했다. 김용 위원(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구원장)은 서면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정은숙 = 신년인터뷰라는 문패를 단 기사가 세 건이었는데, 종교 분야에서는 유흥식 교황청 장관 추기경, 외교 분야에서는 한반도 안보 전문가인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 인터뷰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유심히 본 것은 20세기 미국사를 연구한 게리 거스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인터뷰였다. 정치 질서가 부재한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왜 그런 행보를 보이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아쉬웠던 것은 신년인터뷰가 세 건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신년인터뷰가 한눈에 띄게 따로 편집이 되어 있지 않아 일일이 검색해야 했다. 경제 분야 인터뷰가 상·중·하로 나왔는데, 이들이 신년인터뷰와 연계된 것인지 별도 구성된 것인지 다소 혼란스러웠다. 문화 분야나 AI 관련 신년인터뷰를 특히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문학인 21명에 물었습니다 ‘AI와 동행하시겠습니까’>(2025년 12월30일자 1·20면)는 1면에다 별도로 한 면을 써서 기대가 컸다. AI와 출판계, 창작자, 문학인의 문제가 거의 다 담겨 있어 전체적인 이해에는 도움이 됐다. 아쉬운 점은 이미 AI를 활용한 출판이 이뤄지고 그것이 나날이 진전되고 있는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1명이라는 숫자가 다소 적게 느껴지는데 설문 대상을 더 늘려 깊이를 확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1월1일자 경향 편집은 늘 호감이 가는데, 2026년 1면도 창간 80주년을 맞아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신문 이미지를 보여주며 ‘진실을 읽다, 세상을 잇다’라는 슬로건을 강조한 점도 좋았다. 다만 온라인에서 80주년 기획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니, 홈페이지 상단에 80주년 바와 아이콘은 있었지만 신문 1면에 나온 것 이상의 콘텐츠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아카이빙이 좀 더 잘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김소리 = 2025년 12월22일자, 29일자 우울증을 겪은 여성 28명의 인터뷰 기사 <여성은 우울을 먹고 자란다>는 우울증이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에 걸쳐 지속된 과정이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 여성의 우울증 비율이 이렇게 높은지 몰랐는데,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드러냈다. 단순히 병원 치료를 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성혐오와 성차별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점이 좋았다. 인터뷰에 통계를 적절히 배치해 설득력을 높였고, 많은 여성 독자들이 위안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 젠더연구단체 ‘이퀴문도’를 인터뷰한 <“맨박스에 갇힌 남성들, 자살 생각 더 많이 해”>(1월4일자)는 한국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내용이라고 느꼈다. 남성들이 전통적인 남성성을 강요받고 있고, 그것이 자살 충동을 높인다는 것인데 남성들이 느끼는 위기와 박탈감이 역차별 때문이 아니라 가부장적 구조에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최근에 읽은 리처드 리브스의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는 여성들은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남성들은 새로운 남성상을 만들지 못해 여성혐오로 흐른다는 분석이 인상 깊었다. 이 기사도 그런 맥락에서 공감이 갔다. 대안적 남성성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 예를 들면 좋은 연인이나 좋은 남편, 탈가부장 문화를 실천하는 남성을 발굴해 보도해주면 좋겠다.
오용석 = 지난달 경향신문 보도를 쭉 보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관련 기사가 꽤 많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후변화 대응 체제가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이어지고 있는데, 2025년 12월은 딱 10주년이 되는 시점이었다. 12월15일자에 <파리협정 10년, 세계는 느리지만 변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기후위기 맞선 태평양 청년들>, 그리고 <[여적]파리협정 10년>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다. 특히 남태평양 청년들처럼 기후위기의 직접적 피해자를 다룬 점에서 경향신문다운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여적]에서는 파리협정 10년을 매우 압축적으로 정리하며, 국제사회의 느린 변화가 누군가에게는 당면한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 다만 “느리지만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한국의 이행 수준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후속 보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핫한 기후행동 소득앱, 일주일간 직접 써보니>(12월3일자)는 기자가 직접 참여한 기사로 구체적이고 공감하기 쉬웠다. 기후 정책은 에너지 정책이나 산업 정책처럼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쉬운데, 이를 일상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탄소중립포인트제는 중앙정부에서 운영하고, 지방정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정책들도 있어서 복잡한데 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본다.
■신년기획
인터뷰 3건 질적으로 뛰어났지만K콘텐츠 등 관심 큰 이슈는 빠져
슬로건 ‘진실을 읽다, 세상을 잇다’1월1일자 1면 편집으로 눈길 잡아
홈피에 창간 80주년 바·아이콘 외신문 1면 나온 것 이상 콘텐츠 부족아카이빙이 좀 더 잘되었으면 해
■쿠팡 사태·노동
쿠팡 사태 관련 보도 많은 반면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 적어노동자 과로·탈세 등 부각했어야
‘탈팡 확산’ ‘탈팡족’ 관련 보도는소비자·기업들 대응 잘 보여줘
■인공지능
올해 가장 압도적인 주제 될 AI현황보다 근본적 문제 다뤄주길독자 참여형 기사도 시도해볼 만
‘탈팡 확산’ ‘탈팡족’ 관련 보도는소비자·기업들 대응 잘 보여줘
기획 시리즈 ‘AI에 교육을 먹이면’열흘 이상 간격으로 실려 ‘옥에 티’
■칼럼·사진
이상헌 칼럼 ‘낡은 문장에서…’지인들 사이 회자되어 인상적
이주노동자 가족 오체투지 담은‘금주의 B컷’ 강렬한 메시지 던져
김예희 = <잠든 퇴직연금 1309억원, 잊지 말고 찾아가세요>(12월3일자)가 인상 깊었다. 노동자들이 자기 명의로 금융사에 가면 사업자의 폐업·도산 등으로 제때 수령하지 못한 퇴직연금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사만 읽어도 직접 실행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는 기사다. 쿠팡 관련 보도가 매우 많았다. <국세청, 쿠팡 미 본사 탈세 의혹 겨눈다>(12월22일자)는 쿠팡의 문제인 노동자 과로, 탈세,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국세청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전반적인 맥락을 모르는 독자에게는 개별 사안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 수 있어, 조사 배경과 맥락을 조금 더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량에 죽고 사는 노동자, 그만둬도 갈 곳이 없어요>(12월17일자)는 쿠팡 문제와 해결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시세보다 약간 높은 보수를 미끼로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 이를 금지하면 오히려 더 나은 일자리가 없다는 현실까지 함께 다뤄 설득력이 있었다. 플랫폼 노동자들을 근로기준법 안으로 포섭해야 한다는 결론도 명확했다.
김소리 = 제 주변에서 반응이 특히 좋았던 칼럼이 12월24일자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의 <낡은 문장에서 해방되려면>이었다. 지인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걸 보고 인상 깊어서 언급한다.
최정묵 = 올해는 AI가 압도적인 주제가 될 것 같다. 각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데,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시도가 필요하다. 자본은 늘 새로운 짝을 만나 몸집을 불려왔는데, AI도 그런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칼 폴라니의 저서 <거대한 전환>을 보면 화폐, 노동, 토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제 데이터도 ‘허구적 상품’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아직 찾지 않은 미청구 퇴직금 문제는 금융감독원과 협업해 클릭 한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다면,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결까지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사 형식도 가능할 것 같아 제안해본다. 경향신문이 중대범죄수사청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보도를 했는데 양과 깊이가 모두 확보됐다고 느꼈다. 다만 이런 제도 변화가 시민의 형사사법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조금 더 다뤄줬다면 독자들이 “이게 내 이야기구나” 하고 더 몰입했을 것 같다. 신년기획인 <신문 역할 ‘권력감시·비판’ 40%…불신 이유 ‘정치편향’ 57%>(1월3일자)는 국민이 언론에 요구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줬다. 결론적으로 경향신문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어떤 지점에서 언론을 불신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취재와 검증 과정 자체를 드러내는 방식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 기사는 이렇게 출발했고, 이런 과정을 거쳐 나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경향신문의 원칙을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정연우 = 정효진 기자의 <[금주의 B컷]시간이 가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12월3일자)은 이주노동자 가족들이 오체투지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기사다. 지난해 10월 정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뚜안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가족의 절박함이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수백건의 기사보다 더 강력하게 당시의 참혹함과 비인간성을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쿠팡 보도는 양적으로 많았지만, 여전히 정책적 해법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편법이나 수사, 개별 사건을 다루는 데 그치지 말고, 왜 이런 반사회적 경영이 반복되는지 구조적으로 더 파고들 필요가 있다. 전병역 에디터의 칼럼 <폭주하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12월12일자), <소상공인 옥죄는 장터, 노동자 쥐어짜는 일터…쿠팡 초고속 성장의 ‘역설’>(12월17일자)은 그런 지점을 잘 짚었다고 본다. 이제는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결국은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편리함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정의로운 소비를 선택하는 시민의 전환을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쏟아지는 ‘탈팡족’ 줍줍 찬스…e커머스, 새 멤버십 출시 등 분주>(12월10일자), <탈팡하는 김에 소비습관 점검까지?…‘쿠팡 가두리’ 대안 찾는 소비자들>(1월6일자), <‘탈팡’ 확산…e커머스 ‘쇼핑 노마드’ 잡아라>(1월6일자)처럼 소비자 대응과 경쟁 기업의 움직임을 보여준 기사들은 의미 있었다. 여기에 더해 해외에서는 시민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윤리 기준을 어떻게 세웠는지 비교해 보여주면 좋겠다. 2026년 1월1일자 사설 <서울의 답은 서울 밖에 있다>, 1월2일 사설 <‘지방주도 성장’ 앞세운 대통령 신년사, 이번엔 꼭 성과 내야> 등에서 지방분권을 강조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처럼 충분한 공론화 없이 정치 이벤트처럼 추진되는 사례들이 보인다. <[정동칼럼] ‘대충 통합’ 말고 ‘용인’부터>(12월22일자), <대전충남 초광역화, ‘좋은’ 전략인가>(12월28일자) 등의 칼럼은 현실적인 문제를 잘 짚었다. 1월13일자 <5극3특 개문발차 혼란 막으려면>도 마찬가지다. 자원 배분, 인프라, 재정 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예능계의 포식자가 된 넷플릭스…적수 사라지나>(12월23일자) 기사에서는 ‘공중파’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정확한 용어는 ‘지상파’라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김용 = 기획은 12월10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대학의 AI 활용과 초중등학교에서의 활용 실태 등을 지적했다. AI가 새 정부의, 나아가 많은 사람들의 화두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했다. 앞으로도 관련 기사나 의견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두 편의 기획 기사가 열흘 이상 간격을 두고 실린 점이 아쉬웠다. 청소년 SNS 금지 관련 12월10일자 <호주 ‘청소년 SNS금지법’ 찬반 논란 계속…전면 금지가 해결책 될 수 있을까?>는 호주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SNS 사용을 금지했다는 사실을 전했고, 열흘 뒤인 20일자 <“내가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호주가 쏘아올린 ‘미성년 SNS 금지’>는 호주 정부의 금지 조치 이후 청소년들이 더 은밀한 방식으로 SNS를 활용하는 사례, 호주 외 다른 국가의 청소년 SNS 정책 동향, 호주 정부 결정에 대한 찬반 의견을 폭넓게 소개해주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20일자 기사는 SNS 금지 정책 시행 직후에 관찰된 것만을 대상으로 전하는데, 올 하반기 무렵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영국과 일본 재무장관을 만나 공급망 안정화 등 경제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워싱턴 D.C.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 중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과 잇단 양자회담을 가졌다.
구 부총리는 11일 (현지시간) 리브스 장관과 만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국제공조가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공유하고 핵심광물 재자원화 등의 분야에서 함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국 재무부는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협상 타결을 환영하며, 향후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가타야마 일본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세계 경제 동향과 양·다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올해 4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일본 투자자들의 관심을 당부했고, 가타야마 장관은 적극 협조를 약속했다고 재경부는 전했다.
양국 재무부는 양자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주요 20개국(G20),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 등 다자 무대에서도 지속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또 ‘제10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3월 14일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내 생애 최고의 수술’ 펴낸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전 교수
2010년 국내 언론들은 조두순 사건 피해자 나영이의 수술 경과를 일제히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당시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는 “나영이가 2차 수술 이후 배변주머니 없이 정상적인 배변이 가능하며, 성장한 뒤에는 자연임신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두가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있던 당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게 한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약 16년이 흐른 지난 9일, 서초동 법원단지 인근에서 한석주 전 교수를 만났다. 그는 지난해 병원을 정년퇴임한 뒤, 40년간의 진료 현장을 담아낸 회고록 <내 생애 최고의 수술>을 출간했다. 현재는 서울고등법원 상임전문심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전 교수는 나영이를 “영리하고 똘똘하며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한 아이”로 기억했다. 이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수술하는 것뿐이었고, 기적을 만들어낸 건 결국 아이 자신의 의지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나영이 사건은 그의 삶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몸과 마음을 회복해 나가는 여리지만 강한 생명력을 지켜보면서, 그는 생명을 위한 선택이라면 미루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 신념은 수술대 위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2010년 ‘나영이 수술’ 두 차례 집도성장 후 자연임신도 가능케 성공
집요하게 파고드는 ‘돈키호테’VIP병동 ‘수상한 환자들’ 들춰내
작년 정년퇴임 후 개원하는 대신서울고법 상임전문심리위원 맡아바른 판단 돕는 일로 제2의 인생
10여년 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의 주범이던 윤길자씨가 형집행정지를 받고 병원 VIP룸에서 수년간 호의호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산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이 알려진 계기에 한 전 교수가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바다. 그는 당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기재원환자관리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어느 날 특이한 여자 환자 케이스가 회의 안건으로 올라왔어요. 2007년부터 유방암, 우울증, 당뇨병 등 12개 이상 진단명으로 우리 병원 20층 특실에서 4~5년간 입퇴원을 반복했던 윤씨의 기록이었죠. 특별한 치료 기록도 없는 ‘나이롱 환자’가 청부살인사건의 무기수였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윤씨의 부당한 장기 입원 문제는 이후 장기재원환자관리위원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됐고, 윤씨는 쫓기듯 병원을 떠났다. 이제는 죄인이 교도소로 돌아가 마땅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 여겼지만, 그 당연해 보이던 원칙의 실현은 때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윤씨가 퇴원한 지 몇주 뒤, 믿기 힘든 보고를 받았어요. 그가 교도소가 아닌 일산의 다른 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는 겁니다. 어처구니가 없었고 분노가 치밀었어요. 그때부터 저는 윤씨의 수년간 입퇴원 기록과 외출 내역을 엑셀로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만든 자료를 피해자 유족인 하모씨의 아버지께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이후 유족은 윤씨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주치의들을 경찰에 고소했고 이른바 ‘VIP 병동의 수상한 환자’ 문제는 사회적 논쟁으로 번져갔다. 한 전 교수는 정의감이나 공명심에서 비롯된 행동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상황을 생각하니까 못 견디겠더라고요. 그저 내가 힘들어지는 것을 덜어낼 방법이 제보밖에 없었을 뿐이에요.”
한 전 교수는 2020년에도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으로 법정에 섰다. 의붓아들의 죽음이 우발적 사고사인지, 아니면 고씨의 의도적인 압박 행위에 따른 결과인지에 대해 의학적 판단을 제시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밤을 새워 32편의 관련 의학 논문을 찾았고, 이를 근거로 ‘의학적으로 사고사가 성립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견서를 작성했다.
세브란스병원 재직 시절, 한 전 교수는 동료와 후배들 사이에서 ‘돈키호테’라고 불렸다. 다소 무모해 보일 만큼 집요하게 파고드는 태도를 빗댄 말이었지만, 그의 행보를 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별명이다. ‘호기심 많은 돈키호테’는 퇴임 이후에도 자신에게 딱 맞는 자리를 찾아냈다. 40년간 1만건이 넘는 수술을 집도한 명의로 병원을 개원하는 대신, 그가 선택한 곳은 법원이었다. 그가 맡은 서울고법 상임전문심리위원은 의료 소송 과정에서 의학적 쟁점을 검토하고 의견서를 제출하는 일을 한다.
새 재판 기록을 들여다볼 때마다 한 전 교수의 호기심은 왕성하게 샘솟는다. 그는 “판사가 아니기에 소송의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바른 판단에 이르도록 돕는 일에는 분명한 보람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가운을 벗었지만 ‘생명 앞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의사로서의 신념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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