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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지방 도시의 인구 전략과 청년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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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자 : 행복이이 연락처 연락처 : E-mail E-mail : djnfgsdj344hg@naver.com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8-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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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는 가깝다. 부산에서 항공기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배로도 금방 갈 수 있다. 규슈의 중심도시 후쿠오카의 대학에서 보름을 체류하고 왔다. 교통과 상업의 거점인 하카타역은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활기가 넘쳤다. 활기의 중심에는 청년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
일본의 산업화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짐작하겠지만, 규슈는 한국의 동남권처럼 100년 가까이 중화학공업이 이끌던 지역이다. 야하타 제철소를 품고 20세기 초부터 철강을 이끈 기타큐슈가 중심에 있었고, 광산과 기계, 요업의 도시들이 수십년간 인구를 부양했다. 남성 중심의 고용구조였고 여성에게 마땅한 일자리는 없었다. 우리가 수십년 전부터 문제 제기해온 그대로 결혼과 출산에서 경력단절이 일어났고, 청년 여성들은 지역에 남아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거나 도쿄로 향했다. 지난해 인구학회 국제학술대회의 발표 자료에는 가고시마의 지방소멸 대응 사례가 있었는데, 그 방법이 여학생을 대학에 덜 진학시키거나 성적과 무관하게 가까운 대학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가고시마의 여성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2.3%로 남성보다 4.3%포인트 낮고, 도쿄와는 30%포인트 넘게 벌어진다. 한국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반면 1972년 한국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정령시가 된 후쿠오카는 50년 넘게 인구가 늘었다. 91만명이던 인구는 지금 167만명이다. 지방소멸론의 발원지답게 간토를 뺀 일본 지방 대부분이 인구 감소를 걱정하지만 후쿠오카엔 남의 일이다. 고용과 산출 모두에서 서비스산업이 압도적인 후쿠오카에는 특히 젊은 여성이 많다. 20대 여성 비율은 전국 정령시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젊은 여성들의 도시가 된 후쿠오카
후쿠오카가 젊은 여성의 도시가 된 것은, 여성이 일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 곧 성장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류영진 후쿠오카대 교수(경제학)는 지방정부가 여성 주도 인구정책을 십수년째 핵심 전략으로 상정했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한다. 시는 2016년부터 시내 기업의 평균 잔업 시간과 육아휴직 사용자 수, 남녀별 관리직 수를 공개하는 사이트를 운영한다. 물론 후쿠오카도 도쿄에는 유출 지역이다. 그럼에도 규슈 바깥 야마구치현에서까지 진입하려는 젊은 여성이 많다는 점은, 이를 단순한 이촌향도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든다.
한국에서 젊은 여성의 일자리를 인구 전략의 핵심으로 내건 지역은 기억나지 않는다. 결과는 분명하다. 청년 가운데 여성이 더 많은 곳은 서울뿐이다. 부산과 대구, 광주가 한때 권역 내 시군의 청년 여성을 흡수해 여초 현상을 보였으나 2010년대를 지나며 모두 남초가 됐다. 울산과 경북, 경남의 25~29세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30명 안팎이다. 부산과 대구가 서비스업 도시가 아니어서가 아니다. 그 서비스업이 여성에게 커리어가 돼주지 못했을 뿐이다. 딸을 아들과 동등하게 공부시키지 않던 전근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결국 안정적인 청년 여성 일자리 창출이 지역의 핵심 과제인데, 그 문제를 풀어낸 지역이 없는 것이다. 여성이 선택하고 싶은 일자리가 없는 지역은 재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은 더 보탤 말이 없는 사실이다.
국가가 진행하는 성주류화 정책도 사업은 진행되지만 지역의 인구정책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한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역량 강화와 돌봄, 안전이 구현되도록 정책을 운영하는 지역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9년 두 곳으로 출발해 2025년 말 기준 107개가 됐다. 가족친화인증 기업과 기관도 2008년 14개에서 6971개로 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청년 여성의 정주나 관계인구, 지역 사업장에서의 장기근속이 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여성들에 양질의 일자리 주는 게 관건
지방소멸 지수를 둘러싼 논란은 많지만 핵심은 하나다. 청년 여성이 정주를 타진할 의사가 없는 지역은 주민들이 최소한의 품위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성의 커리어를 일본보다 훨씬 강조하는 사회에서, 그 커리어를 보존할 수 없는 지역의 한계는 쉽게 도출된다. 산업도시의 여성 엔지니어 채용은 이공계 여학생 비율의 증가에 힘입어 그런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더 급한 것은 5극3특 권역의 거점도시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다. 보조금 지원 사업 단위의 사고를 넘어선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1)“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더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반성하고 혁신의 다짐을 해야 한다’며 ‘내부 총질’ 비판에 직면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연인원 20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촛불을 들어 만들어준 정권을 5년 만에 검찰 정권에 넘겨줬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동아일보 2022년 5월26일)
(2)“‘이재명 지키기’용 가짜뉴스와 방탄 추태가 판치는 민주당에서 역설적으로 상식에 부합하는 언행을 하는 이가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이다…‘친명 좌장이니 수사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와 얘기를 나누지 않나’라고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난 이 대표와 전혀 얘기 안 한다. 안부 전화나 하는 수준이지, 수사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한다…그리고 날 친명 좌장이라 부르지 말라…난 갈라치기에 질색하는 사람이다. 대선 끝나고 이른바 친명이란 의원들과 밥 한번 먹은 적이 없다.’”(중앙일보 논설위원 강찬호 2023년 1월26일 칼럼)
(3)“정성호 의원도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명비어천가(이재명+용비어천가)’에 대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쓴소리했다. 그는 ‘최고위원으로서 민주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고 다음 지방선거,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지 자기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한국일보 2024년 7월11일)
(4)“네 차례 백봉신사상을 수상한 정성호 의원은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의회주의자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38년 정치적 동지라는 인연 때문에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지만, 수시로 비판을 아끼지 않는 ‘레드팀’ 역할을 자임해왔다…‘친명계 좌장’이란 별칭이 자연스러울 법한데도 그는 태종이 위징을 칭했던 ‘거울 같은 참모’이길 원한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거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수천만 민심의 바다를 움직여야 할 지도자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게 하는 것’이 그의 참모론이다.”(경향신문 2025년 6월11일)
(5)“역대 정권 내에는 (상식과 규범에 맞는 합리적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전두엽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인기는 없다 해도 바른말과 쓴소리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했다. 지금 정권에선 정성호 법무장관 같은 사람이 전두엽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도 시달리다 지쳐서 이제 손을 드는 것 같다.”(조선일보 편집인 양상훈 2026년 7월30일 칼럼)
이상 소개했듯이, 정성호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감동적인 미담도 많다. 민주당의 강성 당원들은 그를 ‘수박’이라 부르면서 자주 비난하지만, 이는 ‘합리적 온건’이 욕을 먹는 이재명 시대의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9월 정치칼럼니스트 윤태곤이 “대통령 눈에 드는 것보다 지지층을 향해서만 세게 지르면 통한다는 성공 전략이 번지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듯이 말이다.
“이 경쟁에는 직업 공무원도 가세했다. 공개 석상에서 법무부 차관과 검찰 고위 간부는 물론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민정수석을 ‘검찰 개혁 5적’이라 규정하고 정성호 장관을 맹비난한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선두 주자다…이제 ‘정성호 같은 온건파나 고위 관료들은 기득권과 야합하는 배신자’라고 공격당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이재명 위해선 ‘두 얼굴의 전략’
지난 20여년간 정성호의 정치활동을 유심히 지켜본 나 역시 그에게 강한 호감을 갖고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그에 대해 ‘이해하기 참 어려운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생색낼 수 있는 일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텐데 그런 기회마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면서 “왜 저러지?”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정성호는 사법연수원 시절 이재명을 만나 돈 벌 생각만 하고 있던 그를 의식화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문제는 정성호 자신이었다. 의식화 작업에 대한 책임이라고나 할까? 품성이 올곧고 착한 그는 자신이 믿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다들 그렇지 않으냐고? 그렇지 않다. 정치인들은 대부분 연기를 한다. 권력자를 믿지 않아도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얼마든지 충성할 수 있다. 정치를 일종의 주고받는 거래관계로 보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의 갈등도 없다.
정치인만 그러나? 지식인도 그런다. 한자리하고 싶은 욕망이 앞서면 권력을 가진 정치인에게 줄을 서는 게 중요하지 그 정치인을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지 않는 법이다. 아니, 충성을 위해 자신의 신념이나 원칙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런 융통성으로 마음고생할 일이 없으니 격무에 시달려도 정신은 건강하다.
그런데 정성호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자기가 믿지 않는 일은 못한다. 수많은 논란을 양산해온 이재명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그는 무조건 이재명을 믿기로 했다. 물론 나름 믿는 구석도 있었을 것이고 여러 조사를 통해 검증도 했겠지만, 그가 자주 발설해온 “이재명을 믿는다”는 확언의 맥락을 잘 뜯어보면 그의 믿음이 ‘무조건’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의 ‘이재명 옹호’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일 때도 많지만, 그렇게 대처하기 어려울 때엔 신앙의 영역으로 도피해버린다. 그를 믿었던 사람들은 여기서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는 너그럽고 온화하고 포용력 있는 사람이지만, ‘이재명 옹호’를 위해선 인색하고 과격하고 편협해지는 것도 불사한다.
정권에 도움 될까 생각해봤으면
앞의 1번 인용문을 상기해보자. 정성호는 ‘내부 총질’ 비판에 직면한 박지현을 적극 옹호했지만, 50일 후 박지현이 이재명을 비판하자 “어느 날 갑자기 자다 일어나서 제1야당의 당대표가 된 (사람)”으로 폄하했다. 그해 11월엔 구속된 이재명 최측근인 김용·정진상을 ‘심부름꾼’으로 격하했다. 이재명 보호를 위한 집념, 무섭다!
2번 인용문을 보자. 정성호를 긍정 평가했던 강찬호는 20일 후 배신감을 토로했다. “정 의원이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구속된 이 대표의 왼팔과 오른팔(정진상·김용)을 ‘특별면회’ 형식으로 만나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니 그 자체가 충격적이다.” 만나서 “알리바이를 만들라” “이대로 가면 이재명이 대통령 된다” 같은 말을 했다니, “정 의원의 말을 ‘소신 발언’으로 여기고 칼럼에 소개까지 했던 기자로선 극도의 서운함을 느꼈다”는 심정이 이해가 간다.
정성호의 법무장관 사의 표명이 화제가 된 7월26일 전 의원 조응천은 “정 장관과 대학·사시 동기이고 한때 법사위 바로 옆자리에서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자로서 이런 지적질하는 게 결코 유쾌하지 않다”면서도 “정 장관은 장관 지명 직전 서울대 특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가 맞다’고 발언하여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이어 “장관 취임 이후로도 지금껏 정성호 장관은 대놓고 정파적인 법무행정으로 일관”했다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연어 술파티 의혹’ 법무부 특별점검팀 구성, 박상용 검사 징계, 정유미 검사장 강등 등을 예로 들었다. 사실 큰소리 내지 않고 부드럽게 인사권을 이용해 검사들의 반발을 잠재운 그의 솜씨는 ‘중성자탄’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정성호의 그런 일련의 조치들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정성호에게 앞서 소개한 5개의 호평과는 상반되는 다른 모습도 있으며, 이런 ‘두 얼굴 전략’이 자신은 물론 이재명 정권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그의 건강이 매우 염려된다. 정성호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수면 장애가 굉장히 심해 잠을 못 잔다. 깊은 잠을 못 자, 잠이 들어도 새벽 2시에 깼다가 한 시간 뒤 다시 깨고 이러니 건강 상태가 몹시 좋지 않다”고 했다.
정성호는 “맡겨진 일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이 병, 저 병에 여러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지만, 그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이재명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현실 세계와 갈등을 빚는 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절대적 신앙의 세계에서 벗어나 세속적인 세계로 나아가 ‘이재명에 대한 책임’을 내려놓고 자신의 삶을 사는 자유를 만끽하면 좋겠다. 그래야 다시 건강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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