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30대 엔지니어’ 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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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자 : 행복이이 연락처 연락처 : E-mail E-mail : djnfgsdj344hg@naver.com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8-04 18:04본문
“페도로우가 우리의 희망이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키이우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해임된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미하일로 페도로우에 대해 외친 구호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페도로우에 관해 “그의 재임 기간 우리는 큰 변화를 느끼고 목격했다”고 말했다. 전쟁터의 총성과 맞물려 터져나온 이 함성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21세기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둘러싼 국가 존망의 사상전(思想戰)이자 철학의 격돌이다.
사건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로 마찰을 빚던 페도로우 국방장관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동시 해임한 데서 시작되었다. 과거 러시아군에서 익힌 전통적인 포병 화력과 진지전, 군사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려는 ‘재래전의 대명사’ 시르스키 총사령관.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드론, 실리콘밸리의 기술 네트워크로 비대칭적 전장 지배를 추구한 ‘지능화 전쟁의 선구자’ 페도로우 장관. 두 사람의 정면충돌은 전통적인 재래전과 미래 비대칭전을 신봉하는 전략의 충돌이다.
페도로우는 정규 군사교육을 이수한 전통 군인이 아니다. 불과 30대 초반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다. 수십년간 러시아군 체제에서 뼈가 굵은 장성들보다 그가 야전 전략을 더 잘 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 발발 직후 디지털혁신부 장관으로서 그가 보여준 성과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과 긴밀히 협력해 스타링크 통신망, 상용 드론 소프트웨어, AI 기반 타격 알고리즘, 민간 행정·구호·교육 앱 ‘디야(Diia)’를 전쟁 수행체계로 일체화했다.
압도적 수량의 러시아 재래식 강군을 무력화하며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압도하는’ 신문명의 전장 지평을 연 페도로우에 서방은 열광했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페도로우의 기술 관료적 접근은 관료주의에 찌든 재래식 군사 기구의 병목 현상을 파괴하고, 드론·AI 기반의 ‘상향식(Bottom-up) 혁신’을 전장에 이식한 주역”이라고 평가했고,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최첨단 기술 생태계를 군사 물류 및 전술과 실시간 융합시킨 ‘지능화 시대 전장 건축가’의 전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페도로우가 디지털혁신부 장관에서 국방장관으로 이동하자 구소련식 순혈주의에 물든 군사 엘리트층과의 마찰은 필연적이었다. 비디오 게임처럼 전쟁을 인식하는 엔지니어의 국방장관 부임은 재래식 군사 교범에 매달려온 고위 장성단에게 문화적 파탄에 가까운 충격을 주었다.
바깥세상의 전장은 이토록 무서운 속도로 지능화·무인화 체계로 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방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최근 국방부 장관 탄핵 청원과 정치권 갈등의 한복판에 ‘육해공군 3사관학교 통합안’이 부각되고, 예비역 조직들의 거센 반발이 정치권 대결로 번진 모습은 한심하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하다. 오랜 사관학교의 혈통주의에 기반하여 전통적 군사사상에 물든 예비역들이 결집해 세력화하고, 개혁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반대하는 수십년 레퍼토리도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개혁 반대의 목소리는 러시아군 출신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전통적 군사사상과 비슷해 보인다. 미래 전쟁을 고려해 군의 작전과 교육을 혁신하고, 구조와 체질을 혁신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순리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자율성이 거세되고, 여전히 미군에 의존하면서 사관학교 혈통을 고집하는 사고에는 이런 개혁을 수행할 뱃심도 없고, 상상력도 없다.
만일 예비역들이 진정으로 국가 존망을 걱정한다면 다른 방향으로 정부를 비판했어야 했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이나 안규백 국방장관이 새로운 기술 전쟁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학습하고 군의 비전과 혁신 방향을 진지하게 제시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바가 없다. 아직까지 한국군에는 제대로 된 개혁의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 이 상태라면 연간 6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국방예산이 과연 고비용·둔중한 플랫폼 중심의 재래식 무기를 사들이는 데 낭비되지 않고, 미래전에 맞게 제대로 투입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장년의 한국군은 몸집은 커졌는데 여전히 미군의 그늘에서 안주하며, 사고는 바뀌지 않는 혁신의 사각지대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군에 필요한 것은 ‘혈통’에 대한 맹신이 아니라 ‘기술과 전략’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다. 자율 무인체계, 네트워크 융합, 신속 대응 전력으로 대전환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가 지켜온 국방의 보루는 미래 전장에서 허망하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두산이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했다. 두산그룹은 에너지와 로봇 사업을 넘어 반도체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인공지능(AI) 시대를 위한 기반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과 SK㈜는 3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2조3000억원 규모로, 향후 매매대금 조정 과정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실트론 지분 29.4%는 제외됐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두산은 지난해 12월 실트론 인수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SK실트론의 경영 성과에 따라 초과 이익을 공유하는 조건도 이번 계약에 포함했다. 2027년부터 2034년까지 연도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목표를 초과하거나 주요 품질 인증, 미국 자회사 자산 처분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두산은 추가 대금을 SK에 지급하게 된다.
두산은 이번 SK실트론 주식 인수의 배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꼽았다.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의 자체사업 경영성과는 전자소재 사업을 하는 전자BG 부문의 비중이 큰데, 전자BG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 수익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두산은 자체 사업을 맡고 있는 두산BG 부문에서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 제품을 글로벌 빅테크에게 공급하고, 두산테스나는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등 후공정 영역을 주 사업영역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SK실트론이 가진 웨이퍼 제조 부문 즉 반도체 전공정 부문을 합쳐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SK실트론은 1983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업으로, 300㎜(12인치), 200㎜(8인치)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판매하는데, 이 중 12인치급 웨이퍼는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글로벌 3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AI 인프라를 위한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강화도 하나의 목적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엘셀 등 에너지 사업부문, 두산밥캣·로보틱스 등 스마트 머신 부문, ㈜두산 전자BG 등 반도체·첨단소재 사업부문을 세 가지 사업 축으로 한다.
이번 SK실트론 인수는 그간 ‘빈 공간’이 있던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을 한층 강화하게 된 것이다. 반도체 칩 생산 토대가 되는 핵심 소재인 웨이퍼는 반도체 전공정의 모든 과정이 이 위에서 이뤄질 정도로 활용도가 크지만, 현재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은 현재 5개 기업이 전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진입이 어려웠고 이를 이번 인수로 해소한 것이다. SK실트론의 지난해 매출은 약 2조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평가도 이와 비슷하다. 업계는 두산의 SK실트론 인수에 대해 두산의 ‘두번째 전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2007년 밥캣을 인수하면서 소비재 중심에서 기계·중공업 기업으로 탈바꿈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통 제조업에서 벗어나 AI·반도체 첨단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의했다는 것이다.
특히 2002년 테스나(현 두산테스나) 인수에 이어 이번에 SK실트론이 합류하면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웨이퍼·동박적층판·후공정 테스트’라는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완결한 점을 높게 보고 있다. 두산테스나의 고객망과 실트론의 소재 공급력이 합해지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TSMC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게 패키지 형태의 사업 제안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두산은 향후 실트론 웨이퍼 사업이 연평균 7%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31년 실트론의 매출 목표를 약 3조원으로 잡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 계약으로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실트론은 상장하지 않을 것이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이번 인수과정에서 SK실트론 미국법인인 SK실트론CSS는 청산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하는 회사지만, 올해 1분기에만 541억원의 손실을 냈다. 두산으로서는 적자 부담은 덜고 수익성 높은 12인치 실리콘웨이퍼 가치만 취하게 된 셈이다.
SK는 이번 매각으로 인해 그간의 사업 재조정(리밸런싱) 작업을 대부분 마무리하게 됐다. SK는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중복사업을 합치면서 그룹 계열사 수는 2년만에 219개에서 151개로 줄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760% 증가한 3조 6700억원을 기록했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키이우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해임된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미하일로 페도로우에 대해 외친 구호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페도로우에 관해 “그의 재임 기간 우리는 큰 변화를 느끼고 목격했다”고 말했다. 전쟁터의 총성과 맞물려 터져나온 이 함성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21세기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둘러싼 국가 존망의 사상전(思想戰)이자 철학의 격돌이다.
사건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로 마찰을 빚던 페도로우 국방장관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동시 해임한 데서 시작되었다. 과거 러시아군에서 익힌 전통적인 포병 화력과 진지전, 군사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려는 ‘재래전의 대명사’ 시르스키 총사령관.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드론, 실리콘밸리의 기술 네트워크로 비대칭적 전장 지배를 추구한 ‘지능화 전쟁의 선구자’ 페도로우 장관. 두 사람의 정면충돌은 전통적인 재래전과 미래 비대칭전을 신봉하는 전략의 충돌이다.
페도로우는 정규 군사교육을 이수한 전통 군인이 아니다. 불과 30대 초반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다. 수십년간 러시아군 체제에서 뼈가 굵은 장성들보다 그가 야전 전략을 더 잘 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 발발 직후 디지털혁신부 장관으로서 그가 보여준 성과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과 긴밀히 협력해 스타링크 통신망, 상용 드론 소프트웨어, AI 기반 타격 알고리즘, 민간 행정·구호·교육 앱 ‘디야(Diia)’를 전쟁 수행체계로 일체화했다.
압도적 수량의 러시아 재래식 강군을 무력화하며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압도하는’ 신문명의 전장 지평을 연 페도로우에 서방은 열광했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페도로우의 기술 관료적 접근은 관료주의에 찌든 재래식 군사 기구의 병목 현상을 파괴하고, 드론·AI 기반의 ‘상향식(Bottom-up) 혁신’을 전장에 이식한 주역”이라고 평가했고,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최첨단 기술 생태계를 군사 물류 및 전술과 실시간 융합시킨 ‘지능화 시대 전장 건축가’의 전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페도로우가 디지털혁신부 장관에서 국방장관으로 이동하자 구소련식 순혈주의에 물든 군사 엘리트층과의 마찰은 필연적이었다. 비디오 게임처럼 전쟁을 인식하는 엔지니어의 국방장관 부임은 재래식 군사 교범에 매달려온 고위 장성단에게 문화적 파탄에 가까운 충격을 주었다.
바깥세상의 전장은 이토록 무서운 속도로 지능화·무인화 체계로 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방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최근 국방부 장관 탄핵 청원과 정치권 갈등의 한복판에 ‘육해공군 3사관학교 통합안’이 부각되고, 예비역 조직들의 거센 반발이 정치권 대결로 번진 모습은 한심하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하다. 오랜 사관학교의 혈통주의에 기반하여 전통적 군사사상에 물든 예비역들이 결집해 세력화하고, 개혁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반대하는 수십년 레퍼토리도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개혁 반대의 목소리는 러시아군 출신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전통적 군사사상과 비슷해 보인다. 미래 전쟁을 고려해 군의 작전과 교육을 혁신하고, 구조와 체질을 혁신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순리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자율성이 거세되고, 여전히 미군에 의존하면서 사관학교 혈통을 고집하는 사고에는 이런 개혁을 수행할 뱃심도 없고, 상상력도 없다.
만일 예비역들이 진정으로 국가 존망을 걱정한다면 다른 방향으로 정부를 비판했어야 했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이나 안규백 국방장관이 새로운 기술 전쟁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학습하고 군의 비전과 혁신 방향을 진지하게 제시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바가 없다. 아직까지 한국군에는 제대로 된 개혁의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 이 상태라면 연간 6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국방예산이 과연 고비용·둔중한 플랫폼 중심의 재래식 무기를 사들이는 데 낭비되지 않고, 미래전에 맞게 제대로 투입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장년의 한국군은 몸집은 커졌는데 여전히 미군의 그늘에서 안주하며, 사고는 바뀌지 않는 혁신의 사각지대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군에 필요한 것은 ‘혈통’에 대한 맹신이 아니라 ‘기술과 전략’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다. 자율 무인체계, 네트워크 융합, 신속 대응 전력으로 대전환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가 지켜온 국방의 보루는 미래 전장에서 허망하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두산이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했다. 두산그룹은 에너지와 로봇 사업을 넘어 반도체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인공지능(AI) 시대를 위한 기반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과 SK㈜는 3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2조3000억원 규모로, 향후 매매대금 조정 과정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실트론 지분 29.4%는 제외됐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두산은 지난해 12월 실트론 인수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SK실트론의 경영 성과에 따라 초과 이익을 공유하는 조건도 이번 계약에 포함했다. 2027년부터 2034년까지 연도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목표를 초과하거나 주요 품질 인증, 미국 자회사 자산 처분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두산은 추가 대금을 SK에 지급하게 된다.
두산은 이번 SK실트론 주식 인수의 배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꼽았다.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의 자체사업 경영성과는 전자소재 사업을 하는 전자BG 부문의 비중이 큰데, 전자BG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 수익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두산은 자체 사업을 맡고 있는 두산BG 부문에서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 제품을 글로벌 빅테크에게 공급하고, 두산테스나는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등 후공정 영역을 주 사업영역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SK실트론이 가진 웨이퍼 제조 부문 즉 반도체 전공정 부문을 합쳐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SK실트론은 1983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업으로, 300㎜(12인치), 200㎜(8인치)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판매하는데, 이 중 12인치급 웨이퍼는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글로벌 3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AI 인프라를 위한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강화도 하나의 목적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엘셀 등 에너지 사업부문, 두산밥캣·로보틱스 등 스마트 머신 부문, ㈜두산 전자BG 등 반도체·첨단소재 사업부문을 세 가지 사업 축으로 한다.
이번 SK실트론 인수는 그간 ‘빈 공간’이 있던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을 한층 강화하게 된 것이다. 반도체 칩 생산 토대가 되는 핵심 소재인 웨이퍼는 반도체 전공정의 모든 과정이 이 위에서 이뤄질 정도로 활용도가 크지만, 현재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은 현재 5개 기업이 전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진입이 어려웠고 이를 이번 인수로 해소한 것이다. SK실트론의 지난해 매출은 약 2조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평가도 이와 비슷하다. 업계는 두산의 SK실트론 인수에 대해 두산의 ‘두번째 전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2007년 밥캣을 인수하면서 소비재 중심에서 기계·중공업 기업으로 탈바꿈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통 제조업에서 벗어나 AI·반도체 첨단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의했다는 것이다.
특히 2002년 테스나(현 두산테스나) 인수에 이어 이번에 SK실트론이 합류하면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웨이퍼·동박적층판·후공정 테스트’라는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완결한 점을 높게 보고 있다. 두산테스나의 고객망과 실트론의 소재 공급력이 합해지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TSMC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게 패키지 형태의 사업 제안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두산은 향후 실트론 웨이퍼 사업이 연평균 7%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31년 실트론의 매출 목표를 약 3조원으로 잡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 계약으로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실트론은 상장하지 않을 것이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이번 인수과정에서 SK실트론 미국법인인 SK실트론CSS는 청산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하는 회사지만, 올해 1분기에만 541억원의 손실을 냈다. 두산으로서는 적자 부담은 덜고 수익성 높은 12인치 실리콘웨이퍼 가치만 취하게 된 셈이다.
SK는 이번 매각으로 인해 그간의 사업 재조정(리밸런싱) 작업을 대부분 마무리하게 됐다. SK는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중복사업을 합치면서 그룹 계열사 수는 2년만에 219개에서 151개로 줄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760% 증가한 3조 670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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