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정몽규, 의혹마다 “아니다” 의원은 “왜 졌냐” 맹탕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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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자 : 행복이이 연락처 연락처 : E-mail E-mail : djnfgsdj344hg@naver.com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8-04 19:52본문
홍, 빵집 면접 “특혜 요구 안 해”연봉 공개 거부 “38억은 아니다”측근 채용 인사청탁 등 모두 부인핵심 당사자 박항서·이임생 불참대표팀 탈락 정부 책임론 공방 등의원들도 수준 이하 질문 ‘눈살’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회 청문회에서 감독 선임 과정과 연봉, 측근 채용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대표팀 운영상 일부 책임은 감독으로서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주요 의혹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홍 전 감독은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에는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이용수·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등도 나왔다.
의원들은 홍 전 감독을 향해 날 선 질의를 쏟아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두고 “2024년 당시 감독 추천 권한도 없었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밤 11시 빵집에서 면접하듯 만나 별도의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과정도 없이 감독으로 선임됐다. 부끄럽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홍 전 감독은 “제안을 받았을 때 모든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했다. 집 앞에 있는 빵집에서 만났다는 점으로 국민들이 불투명하게 볼 수는 있지만, 내가 특혜와 이익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울산 감독 시절 15억원 연봉을 받았는데, 대표팀 감독을 맡고 38억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 홍 전 감독은 “계약에 법적 조항이 있어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 없다. 38억원은 절대 아니다. 내가 먼저 더 많은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했다.
홍 전 감독은 협회 직원 채용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을 챙겼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월드컵 성적에 책임지고 사퇴한 다음날 협회가 사무처 직원 채용 규모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렸고, 그 자리에 함께 일한 수행기사와 지원 직원이 면접까지 올라갔다”며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뒤 협회에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홍 전 감독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월드컵 기간 선수단 ‘인터뷰 보이콧 사태’에 대해 질의하자 홍 전 감독은 “나는 소식이 나온 다음부터 선수들 편에 섰다. 최종 조율을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정몽규 전 회장은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본인은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는데 문체부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문제라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전 감독 임명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 박항서 전 부회장 등이 불참해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몇몇 장면들도 기대 이하였다. 최민희 의원이 김진규 코치에게 “이재성, 손흥민이 남아공전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홍 전 감독의 보복 차원인가”라고 질의하자 김 코치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팬들은 그들이 출전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 보고 있다. 왜 졌어요? 졸전을 벌이고 왜 졌어요”라고 질타했다. 정연욱 의원이 남아공전 전술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하자 홍 전 감독은 “전술적 움직임은 분명 있었다. 그래도 감독은 결과가 안 좋으면 실패다. 승리를 못했기에 감독 책임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이 밖에 이재명 대통령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대해 SNS에 올린 글을 두고 “월드컵 부진에 정부의 책임은 없나”라는 질문이 나와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여전히 가끔은 병원에서 만 보쯤 걸으며 하루를 보낸다. 몸의 각 부위는 이 커다란 건물의 개별 진료과와 검사실에 조각조각 나뉘어 있고, 병원의 층별 안내는 곧 몸의 지도다. 1층에 채혈실이 있고 2층에는 산부인과. 아, 잠깐. 3층에 검사실이 있었지. 내 폐가 거기에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렇다. 오전 8시에 채혈하고 기다렸다가 오전 10시 진료, 오전 11시 진료, 점심 먹고 오후 1시까지 진료 보고 약을 타서 귀가. 실제로는 하루 안에 협진을 다 몰아넣기만 해도 다행이다.
종일 병원에 머물다 보면 병원의 인구밀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느낄 수 있다. 점심 무렵은 북새통을 이룬다. 외지고 조용해서 내심 찜해놓은 의자들도 꽉 찬다. 때를 기다렸다가 냉큼 앉아야 하는 의자놀이에 나는 자주 패배한다. 남은 자리는 일렬로 배치된 좌석의 중앙. 앉은 사람들의 무릎에 오금을 쓸며 들어가 앉는다.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면 다시 오금을 쓸며 나간다.
그래도 나는 허리를 세워 앉을 수 있으니 사정이 낫다. 힘든 환자들은 보호자의 무릎을 베고 좌석 두어 개를 차지하고 눕는다. 때로는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이 구석진 의자에 빈 가마니처럼 쓰러져 있다.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입원 절차를 밟는 보호자들은 초조하게 대기 줄을 서성이느라 제대로 앉지도 못한다.
기신기신 밖으로 걸어 나오면 넓은 차로 건너편에 고층 아파트들이 있다. 유독 지치는 날에는 아파트의 창문을 올려다보면서 생각했다. 아, 저기에 들어가서 누울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런 역할을 하는 공간이 없지는 않다. 암 요양병원은 통원을 돕고 일상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곳이지만, 이른바 ‘면역 증강 주사’ 등 고액의 비급여 치료를 입원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어떤 대형병원 근처에는 ‘환자방’이라는 공간들도 있다. 하루 몇 만원에 원룸을 제공하는, 암 요양병원의 하위 호환 상품이다. 위생적인 공간에서 충분히 쉬고 회복해야 하는 몸이 지역 보건의료와 돌봄 제도의 부재, 경제적 여력을 이유로 변변한 취사시설도 없는 몇 평 공간에 들어가 눕는다.
병실이나 진료실 앞에서 낯이 익은 환자와 보호자 몇몇은 병원에서 전철 몇 정거장 떨어진 방을 구해서 통원하거나 간병했다. 다 서울까지 와 치료받는 지역 사람들이었다. 202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추계한 지역 환자의 서울 원정 교통비와 숙박비는 연간 4121억원.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를 위해 이용하는 공간의 유형과 그 수가 집계된 공식 통계는 없다. 기사들의 취재 내용과 추계된 비용의 규모로만 그 실태를 어렴풋이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니 치료받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가 차라리 속 편하다는 말도 들었다. 동의한다. 단, 그 병실이 보호자 없이 운영되는 간호간병통합병동일 때다. 간호간병통합병동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는 높지만, 이 서비스에 참여하는 병상은 상급종합병원 기준 23.4%에 불과하다. 지역 환자가 몰려드는 병원일수록 보호자 없이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적다는 의미다.
의료법은 환자 1인당 필요한 입원실 면적을 정해놓았다. 그러나 그 면적 기준에 보호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반병동 환자의 침상 커튼 너머에는 옆 침상 보호자의 간이침대가 바짝 붙는다. 매일 밤 얼굴도 모르는 옆 침상 보호자의 숨소리를 얼굴 맞댄 듯이 듣고, 커튼 사이로 무심코 드러난 그의 맨다리를 본다. 5인실에 5인의 환자와 5인의 보호자. 도합 10인분의 체취와 소음과 오염이 병실 바닥의 머리카락처럼 엉키고 화장실의 물기에 녹아 있다.
환자의 몸은 늘 병원 안팎 어딘가에 있지만, 제도는 의료적 처치를 수행하는 순간까지만을 담당한다. 나머지는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서 채운다. 몸을 앉히고 뉠 공간을 찾아서,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의자놀이의 연속. 이번 병원 투어도 정신없이 만 보쯤을 걸었다.
<김도미
폭격과 협상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해 이란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이에 동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대한 오만과의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히면서도, 이는 해협 재개방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규모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카타르, 그리고 이란의 요청으로 이를 철회했다”며 “그들이 그렇게 요청한 이유는 해협 재개방과 이란 비핵화라 부를 수 있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으로부터도 합의하고 싶다는 아주 강한 요청을 받았다. 그들은 우리의 공격 규모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강력한 공습을 예고했지만 전날 밤 갑작스럽게 군사작전 취소를 알린 바 있다.
그는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협상 형태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며 (협상은) 3일 오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타결 시한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냥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지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협상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회담 장소나 참가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협상 재개에 동의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백악관과 국방부는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올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거의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폭격과 협상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치밀한 군사 전략이라기보다는 대중에게 보여주기식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인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위협했다가 취소하는 행위가 협상 타결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는 합의 이행 의지는 물론 위협의 신뢰성마저도 떨어지게 만든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한편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대한 오만과의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오만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항로에 대한 합의에 곧 도달할 것”이라며 “이는 북측 항로도 남측 항로도 아니지만, 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수호하는 항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란은 자신들이 지정한 북측 항로가 아닌 오만 쪽에 가까운 남측 항로로 이동하는 상선을 공격해 왔다.
이란과 오만의 합의에 해협 통행료 부과가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바가이 대변인은 “어떤 경우에도 해협이 과거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바가이 대변인은 오만과의 협상은 미국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회담은 오만과의 양자 회담일 뿐이며,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해협 재개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해협 봉쇄의 원인은 “미국의 종전 양해각서(MOU) 위반, 즉 대이란 해상 봉쇄인 만큼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앨런 에어 연구원은 “현재 중요한 회담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오만-이란 회담뿐”이라며 “(미국과 달리) 적어도 양측은 서로 대화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과 대화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회 청문회에서 감독 선임 과정과 연봉, 측근 채용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대표팀 운영상 일부 책임은 감독으로서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주요 의혹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홍 전 감독은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에는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이용수·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등도 나왔다.
의원들은 홍 전 감독을 향해 날 선 질의를 쏟아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두고 “2024년 당시 감독 추천 권한도 없었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밤 11시 빵집에서 면접하듯 만나 별도의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과정도 없이 감독으로 선임됐다. 부끄럽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홍 전 감독은 “제안을 받았을 때 모든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했다. 집 앞에 있는 빵집에서 만났다는 점으로 국민들이 불투명하게 볼 수는 있지만, 내가 특혜와 이익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울산 감독 시절 15억원 연봉을 받았는데, 대표팀 감독을 맡고 38억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 홍 전 감독은 “계약에 법적 조항이 있어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 없다. 38억원은 절대 아니다. 내가 먼저 더 많은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했다.
홍 전 감독은 협회 직원 채용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을 챙겼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월드컵 성적에 책임지고 사퇴한 다음날 협회가 사무처 직원 채용 규모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렸고, 그 자리에 함께 일한 수행기사와 지원 직원이 면접까지 올라갔다”며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뒤 협회에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홍 전 감독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월드컵 기간 선수단 ‘인터뷰 보이콧 사태’에 대해 질의하자 홍 전 감독은 “나는 소식이 나온 다음부터 선수들 편에 섰다. 최종 조율을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정몽규 전 회장은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본인은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는데 문체부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문제라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전 감독 임명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 박항서 전 부회장 등이 불참해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몇몇 장면들도 기대 이하였다. 최민희 의원이 김진규 코치에게 “이재성, 손흥민이 남아공전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홍 전 감독의 보복 차원인가”라고 질의하자 김 코치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팬들은 그들이 출전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 보고 있다. 왜 졌어요? 졸전을 벌이고 왜 졌어요”라고 질타했다. 정연욱 의원이 남아공전 전술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하자 홍 전 감독은 “전술적 움직임은 분명 있었다. 그래도 감독은 결과가 안 좋으면 실패다. 승리를 못했기에 감독 책임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이 밖에 이재명 대통령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대해 SNS에 올린 글을 두고 “월드컵 부진에 정부의 책임은 없나”라는 질문이 나와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여전히 가끔은 병원에서 만 보쯤 걸으며 하루를 보낸다. 몸의 각 부위는 이 커다란 건물의 개별 진료과와 검사실에 조각조각 나뉘어 있고, 병원의 층별 안내는 곧 몸의 지도다. 1층에 채혈실이 있고 2층에는 산부인과. 아, 잠깐. 3층에 검사실이 있었지. 내 폐가 거기에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렇다. 오전 8시에 채혈하고 기다렸다가 오전 10시 진료, 오전 11시 진료, 점심 먹고 오후 1시까지 진료 보고 약을 타서 귀가. 실제로는 하루 안에 협진을 다 몰아넣기만 해도 다행이다.
종일 병원에 머물다 보면 병원의 인구밀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느낄 수 있다. 점심 무렵은 북새통을 이룬다. 외지고 조용해서 내심 찜해놓은 의자들도 꽉 찬다. 때를 기다렸다가 냉큼 앉아야 하는 의자놀이에 나는 자주 패배한다. 남은 자리는 일렬로 배치된 좌석의 중앙. 앉은 사람들의 무릎에 오금을 쓸며 들어가 앉는다.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면 다시 오금을 쓸며 나간다.
그래도 나는 허리를 세워 앉을 수 있으니 사정이 낫다. 힘든 환자들은 보호자의 무릎을 베고 좌석 두어 개를 차지하고 눕는다. 때로는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이 구석진 의자에 빈 가마니처럼 쓰러져 있다.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입원 절차를 밟는 보호자들은 초조하게 대기 줄을 서성이느라 제대로 앉지도 못한다.
기신기신 밖으로 걸어 나오면 넓은 차로 건너편에 고층 아파트들이 있다. 유독 지치는 날에는 아파트의 창문을 올려다보면서 생각했다. 아, 저기에 들어가서 누울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런 역할을 하는 공간이 없지는 않다. 암 요양병원은 통원을 돕고 일상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곳이지만, 이른바 ‘면역 증강 주사’ 등 고액의 비급여 치료를 입원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어떤 대형병원 근처에는 ‘환자방’이라는 공간들도 있다. 하루 몇 만원에 원룸을 제공하는, 암 요양병원의 하위 호환 상품이다. 위생적인 공간에서 충분히 쉬고 회복해야 하는 몸이 지역 보건의료와 돌봄 제도의 부재, 경제적 여력을 이유로 변변한 취사시설도 없는 몇 평 공간에 들어가 눕는다.
병실이나 진료실 앞에서 낯이 익은 환자와 보호자 몇몇은 병원에서 전철 몇 정거장 떨어진 방을 구해서 통원하거나 간병했다. 다 서울까지 와 치료받는 지역 사람들이었다. 202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추계한 지역 환자의 서울 원정 교통비와 숙박비는 연간 4121억원.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를 위해 이용하는 공간의 유형과 그 수가 집계된 공식 통계는 없다. 기사들의 취재 내용과 추계된 비용의 규모로만 그 실태를 어렴풋이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니 치료받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가 차라리 속 편하다는 말도 들었다. 동의한다. 단, 그 병실이 보호자 없이 운영되는 간호간병통합병동일 때다. 간호간병통합병동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는 높지만, 이 서비스에 참여하는 병상은 상급종합병원 기준 23.4%에 불과하다. 지역 환자가 몰려드는 병원일수록 보호자 없이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적다는 의미다.
의료법은 환자 1인당 필요한 입원실 면적을 정해놓았다. 그러나 그 면적 기준에 보호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반병동 환자의 침상 커튼 너머에는 옆 침상 보호자의 간이침대가 바짝 붙는다. 매일 밤 얼굴도 모르는 옆 침상 보호자의 숨소리를 얼굴 맞댄 듯이 듣고, 커튼 사이로 무심코 드러난 그의 맨다리를 본다. 5인실에 5인의 환자와 5인의 보호자. 도합 10인분의 체취와 소음과 오염이 병실 바닥의 머리카락처럼 엉키고 화장실의 물기에 녹아 있다.
환자의 몸은 늘 병원 안팎 어딘가에 있지만, 제도는 의료적 처치를 수행하는 순간까지만을 담당한다. 나머지는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서 채운다. 몸을 앉히고 뉠 공간을 찾아서,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의자놀이의 연속. 이번 병원 투어도 정신없이 만 보쯤을 걸었다.
<김도미
폭격과 협상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해 이란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이에 동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대한 오만과의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히면서도, 이는 해협 재개방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규모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카타르, 그리고 이란의 요청으로 이를 철회했다”며 “그들이 그렇게 요청한 이유는 해협 재개방과 이란 비핵화라 부를 수 있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으로부터도 합의하고 싶다는 아주 강한 요청을 받았다. 그들은 우리의 공격 규모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강력한 공습을 예고했지만 전날 밤 갑작스럽게 군사작전 취소를 알린 바 있다.
그는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협상 형태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며 (협상은) 3일 오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타결 시한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냥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지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협상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회담 장소나 참가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협상 재개에 동의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백악관과 국방부는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올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거의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폭격과 협상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치밀한 군사 전략이라기보다는 대중에게 보여주기식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인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위협했다가 취소하는 행위가 협상 타결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는 합의 이행 의지는 물론 위협의 신뢰성마저도 떨어지게 만든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한편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대한 오만과의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오만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항로에 대한 합의에 곧 도달할 것”이라며 “이는 북측 항로도 남측 항로도 아니지만, 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수호하는 항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란은 자신들이 지정한 북측 항로가 아닌 오만 쪽에 가까운 남측 항로로 이동하는 상선을 공격해 왔다.
이란과 오만의 합의에 해협 통행료 부과가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바가이 대변인은 “어떤 경우에도 해협이 과거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바가이 대변인은 오만과의 협상은 미국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회담은 오만과의 양자 회담일 뿐이며,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해협 재개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해협 봉쇄의 원인은 “미국의 종전 양해각서(MOU) 위반, 즉 대이란 해상 봉쇄인 만큼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앨런 에어 연구원은 “현재 중요한 회담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오만-이란 회담뿐”이라며 “(미국과 달리) 적어도 양측은 서로 대화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과 대화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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